본문 바로가기

디지털 업무 시스템

기록은 저장, 실행은 행동으로: 디지털 도구를 나누는 기준

디지털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노션, 에버노트, 캘린더, 투두리스트 앱, 슬랙, 드라이브 등
하나하나 훌륭한 기능을 갖춘 앱들이지만,
막상 실무에서는 도구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흐름이 분산되고
정보는 여기저기 흩어지며 정리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생긴다.

나 역시 여러 툴을 병행하면서, 할 일은 메모에, 아이디어는 노션에, 일정은 캘린더에 입력했지만
실제 업무 흐름은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 원인을 분석해보니
모든 도구에 모든 역할을 시키려는 비효율이 쌓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도구를 나누는 기준을 ‘기록용’과 ‘실행용’으로 구분해 제시하고,
어떤 도구를 어떤 목적에 맞게 써야 업무 흐름이 정돈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자 한다.

디지털 도구를 나누는 기준

① 기록용과 실행용의 차이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

업무가 정리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모든 도구를 ‘전천후’로 쓰려 하기 때문이다.
기록도 하고, 실행도 하고, 참고도 하고, 저장도 하려고 하면
결국 도구 안의 정보가 뒤섞이게 되어
중복, 누락, 혼선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1. 기록용 도구의 특징

  • 정보를 저장하기 위한 공간이다.
  • 회의 메모, 아이디어, 링크, 스크랩 등
     → 수집 후 정제되지 않은 정보가 우선 저장된다.
  • 구조는 자유롭고, 빠르게 적는 것이 우선이다.
  • 검색과 분류에 최적화되어 있다.

예시: Notion, Evernote, OneNote, Google Keep 등

 

2. 실행용 도구의 특징

  • 지금 해야 할 일을 ‘관리’하는 공간이다.
  • 할 일 목록, 일정, 알림, 반복 루틴 등
     → 정보가 ‘행동’으로 전환된 형태를 저장한다.
  • 구조는 간결하고, 반복성과 체계가 중요하다.
  • 확인과 실행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예시: Todoist, TickTick, Google Calendar, Things 등

 

기록용과 실행용의 기능은 겹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도구를 ‘목적’에 따라 구분하지 않으면
결국 같은 내용을 여러 곳에 반복 저장하거나,
정리하지 못해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② 도구를 나누지 않으면 생기는 문제들

나 역시 처음에는 하나의 앱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려고 했다.
예를 들어 Notion에 회의록도 적고, 할 일도 기록하고, 일정도 관리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문제에 자주 직면하게 되었다.

 1. 실행 정보가 묻히는 현상

회의록 안에 할 일을 적어두었지만
정작 ‘그 일을 언제 해야 하는지’ 잊고 지나쳤던 적이 많았다.
기록은 되었지만, 실행 체계로 전환되지 못한 것이다.

 

 2. 반복되는 관리 포인트

같은 할 일을 노션과 캘린더에 중복으로 등록하고,
내용이 바뀌면 양쪽을 모두 수정해야 했다.
이처럼 도구 간 기능 중복은 관리 비용을 증가시키고
오히려 디지털 피로도를 높이는 결과를 만든다.

 

 3. 참고자료와 행동정보가 섞임

예: 노션 페이지 안에 아이디어와 할 일을 함께 정리했을 때,
 → 아이디어는 참고 정보인데
 → 할 일은 알림이 필요하므로 실행 도구에 있어야 했다.
결국 참고자료와 실행 목록이 섞이면서
정보 흐름이 복잡해지고, 우선순위 파악이 어려워졌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기록용 도구는 ‘모아두는 공간’, 실행용 도구는 ‘실행을 관리하는 공간’이라는 개념을 정립하게 되었다.

 

 ③ 디지털 도구를 나누는 기준 4단계

도구를 나눌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록이 실행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시각화하는 것이다.
나는 다음과 같은 4단계 기준을 통해
각 도구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1단계. 정보가 처음 들어오는 지점: '기록용'

  • 생각나는 아이디어, 회의 중 메모, 웹에서 스크랩한 콘텐츠
     → 빠르게 받아 적을 수 있는 앱에 저장한다.
    → 예: Apple Notes, Google Keep, Notion INBOX 등

핵심은 ‘입력 속도’와 ‘접근성’이다.

 

 2단계. 정보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공간: '기록 정제용'

  • 하루 또는 일주일에 한 번, 기록된 정보를 분류한다.
  • 실행 가능한 것은 할 일로 전환하고,
  • 참고용은 아카이브에 저장한다.

예: Notion(자료 보관), 구글 드라이브(문서 저장)

 

 3단계. 실행 가능한 정보만 옮겨 담는 공간: '실행용'

  • 마감일, 반복주기,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 일정 중심, 알림 중심의 앱이 이상적이다.

예: Todoist, Google Calendar, TickTick, Things 등

 

 4단계. 실행 흐름을 관리하는 시각적 공간: '대시보드'

  • 하루 업무 루틴, 오늘의 할 일, 주간 일정 등
  • 실행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통합

예: Notion 대시보드, Reclaim.ai 캘린더 통합 뷰

 

이 구조를 통해 정보는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움직이게 된다.

"생각 → 기록 → 분류 → 실행 → 완료"
 각 단계마다 역할이 명확한 도구가 존재해야 한다.

 

④ 실제 사례로 보는 도구 분리 구성

다음은 내가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기록용과 실행용 도구의 구성 예시이다.

단계도구역할
1. 기록(INBOX) Drafts, Google Keep 즉각적인 메모 입력
2. 정리 Notion 프로젝트별, 주제별 정보 분류
3. 실행 Todoist, Google Calendar 일정, 할 일 관리
4. 대시보드 Notion 오늘 할 일, 캘린더, 회의, 메모 통합 뷰
 

이 구조의 핵심은 하나의 정보가 여러 도구를 거치더라도
각 도구의 역할이 명확하다는 점
이다.

예를 들어, 회의 중 떠오른 아이디어는 Drafts에 입력된다.
그 중 실행 가능한 내용은 Todoist로 옮겨 일정화하고,
아이디어는 Notion으로 옮겨 정리된다.
이 모든 흐름은 Notion 대시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구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나누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도구를 적게 쓰는 것이 효율적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도구의 개수가 아니라, 그 도구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생산성을 결정한다.

기록용 도구는 저장을 빠르게 할 수 있어야 하며,
실행용 도구는 할 일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
모든 것을 하나의 앱에 넣는 것은
처음엔 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흐름이 무너지는 원인이 된다.

‘기록은 기록으로, 실행은 실행으로’ 구분하는 기준을 갖는 순간,
디지털 생산성 도구는 나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도와주는 구조로 진화하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사용하는 앱을 점검하고
‘이 앱은 어떤 목적을 위한가?’를 스스로 묻는다면
당신의 정보 흐름도 더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