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 논문을 정리하는 똑똑한 하이라이트 정리법
논문을 '읽는 것'과 '정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PDF 논문을 읽는 일은 많은 사람에게 일상이 됐다. 학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기획자, 디자이너, 마케터, 심지어 콘텐츠 제작자까지 특정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논문에 접근한다.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 ResearchGate, Semantic Scholar, 논문 공유 커뮤니티 등에서 PDF 파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논문을 ‘읽고 버리거나’, ‘하이라이트만 해두고 끝내는’ 수준에 머무른다. 어떤 경우에는 읽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채, 파일만 쌓여간다. 특히 하이라이트는 색칠한 순간만 인상 깊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찾아보기 어려운 정보로 전락하기 쉽다.
이 글에서는 ‘PDF 논문을 정리하는 똑똑한 하이라이트 정리법’을 제안한다. 단순히 밑줄 긋고 끝내는 방식이 아니라, 하이라이트를 중심으로 ‘지식’을 축적하고 ‘문맥’을 복원하며 ‘활용’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정리법을 다룬다.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남는 정보’를 만드는 4단계 방법을 지금부터 소개한다.
1단계: 하이라이트는 '문장'이 아니라 '맥락'을 남기는 작업이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좋은 문장을 보면 습관처럼 하이라이트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이 중요하냐’보다 ‘왜 이 문장이 중요했는가’를 남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색을 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음과 같은 기준을 갖고 하이라이트를 해야 한다:
- 개념 정의가 명확한 문장
- 결과보다는 해석이나 결론에 가까운 내용
- 다른 논문과 연결할 수 있는 논리적 연결고리
그리고 하이라이트를 할 때 주석(comment)을 반드시 함께 남겨야 한다.
PDF 리더 앱에서는 대부분 하이라이트와 주석을 함께 쓸 수 있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Adobe Acrobat, PDF Expert, LiquidText 등에서 하이라이트 후 바로 옆에 "→ 이 개념은 내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 A와 연결 가능"이라는 식의 메모를 남기면 된다.
이렇게 하면 하이라이트가 단순한 인용이 아니라, 나만의 사고흐름으로 전환되는 단서가 된다.
2단계: 하이라이트 내용을 모아 자동 추출하는 도구를 활용한다
PDF에 하이라이트를 해두어도, 그것이 정리가 되지 않으면 다시 찾아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두 번째 단계에서는 하이라이트한 내용을 따로 추출해서 볼 수 있는 툴을 활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도구는 다음과 같다:
- LiquidText
하이라이트한 문장을 드래그하여 화면 옆으로 모을 수 있다. 시각적으로 정리할 수 있고, 논문 간 개념 비교가 편하다. - PDF Reader Pro / PDF Expert (Mac)
하이라이트 항목만 필터링해서 추출한 뒤, 내보내기(Export)로 텍스트 정리 가능하다. - Zotero + Zotfile
Zotero에 논문을 등록한 뒤, Zotfile을 사용하면 하이라이트 내용만 자동 추출한 .txt 파일이 생성된다. - Readwise + Obsidian 연동
하이라이트한 내용을 자동으로 Obsidian(지식 노트 툴)으로 보내어, 장기적으로 지식 관리가 가능해진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점은 하이라이트를 한 번 더 필터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원문을 다시 열지 않아도 하이라이트된 문장만 보며 전체 흐름을 복기할 수 있다.
정리의 첫걸음은 자료를 ‘모아서 보이게’ 하는 것이다.
3단계: 주제별로 하이라이트를 재구성하는 개인 요약 시스템 만들기
단순히 문장을 모아둔다고 정리가 되지는 않는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하이라이트된 문장을 주제별로 다시 재구성한다. 이때 가장 추천하는 방식은 Notion이나 Obsidian을 이용해 ‘개인 논문 요약 라이브러리’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Notion에서는 다음과 같은 템플릿 구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를 사용하면 논문 하나가 단순히 ‘읽은 자료’가 아니라, ‘재활용 가능한 정보 블록’으로 바뀌게 된다.
또한 주제별 폴더 또는 태그로 분류해두면, 나중에 ‘키워드 기반으로 논문을 꺼내 쓰는 구조’가 완성된다.
4단계: 다시 꺼내 쓸 수 있게 ‘포맷 통일’과 ‘재활용 루틴’을 만든다
정리는 저장이 아니라 ‘재사용 가능성’을 높이는 작업이다. 그래서 마지막 단계에서는 논문을 다시 꺼내 쓸 수 있게 정보 구조를 표준화하고, 루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매주 1편씩 읽고 정리하는 루틴을 만들어 Notion에 기록한다면 다음과 같은 흐름이 만들어진다:
- 매주 1편씩 읽는다 → 하이라이트하고 주석 남긴다
- 추출 도구로 정리한다 → Notion에 복사 붙여넣기
- 주제별 태그로 분류 → 포트폴리오나 문서 작업에 활용
또한 논문을 인용하거나 발췌할 일이 잦은 사람이라면, 인용용 문장 모음 노트를 따로 만들어두는 것도 유용하다.
해당 노트에는 ‘하이라이트 문장 + 원출처 정보 + 인용 양식’을 미리 적어두면, 나중에 문서 작성 시 시간이 절약된다.
하이라이트를 제대로 정리하면, 논문 하나에서 2차, 3차 정보가 파생된다. 이것이 지식으로 축적되는 방식이다.
하이라이트가 아닌 ‘지식 단위’로 남겨야 한다
PDF 논문을 읽고 하이라이트를 남기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하이라이트를 지식으로 전환하는 일은 의식적인 정리와 반복 루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번 글에서 다룬 ‘PDF 논문을 정리하는 똑똑한 하이라이트 정리법 4단계’는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구성된다:
- 하이라이트 기준 설정 + 주석 병행 작성
- 추출 도구를 활용해 모아서 보기
- 개인 요약 템플릿으로 주제별 재정리
- 정리 포맷을 표준화하고 루틴화하기
단순히 '읽었다'는 흔적이 아니라, ‘꺼내 쓸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일이 바로 디지털 지식 관리의 시작이다. 하이라이트를 남겼다면, 이제는 그것을 구조화하여 남겨야 할 때다. 작은 정리 습관 하나가 여러분의 정보 자산을 바꾸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