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업무 시스템

툴마다 중복 기록을 방지하는 전략

daylight630 2025. 7. 4. 07:31

기록이 많다고 정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내가 이걸 어디에 썼더라?”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회의 중에 노션에 메모했던 내용이 캘린더에도 있고, 투두앱에 할 일을 적었지만 스프레드시트에도 유사한 내용이 적혀 있는 상황. 역시 다양한 생산성 툴을 병행하면서 이런 문제를 반복적으로 겪었다. 기록은 했지만, 그 기록이 흩어져 있어 정리되지 않는 상태.

우리는 메모, 일정, 할 일, 회의록, 아이디어, 프로젝트 흐름 등 다양한 정보를 여러 앱에 나눠서 기록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중복 입력’과 ‘정보 충돌’이다.똑같은 내용을 두세 군데에 따로 기록하면, 어느 쪽이 최신 정보인지 혼란이 생기고, 결국 어떤 기록도 신뢰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기록이 많다고 정리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하게 반복된 기록은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이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수많은 툴을 병행하면서 정착시킨, 툴마다 중복 기록을 방지하고 일의 흐름을 간결하게 유지하는 4가지 전략을 공유하려고 한다. 이 전략들은 앱을 줄이기보다 ‘기록의 기준과 흐름을 명확히 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툴마다 중복 기록을 방지하는 전략

전략 ① 역할 분리: 툴마다 기능을 명확히 구분한다

첫 번째 전략은 툴마다 기록의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 앱에서 할 일, 일정, 메모, 문서 등 모든 걸 처리하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도구를 병행하게 된다. 그래서 중요한 건 툴 간의 역할을 겹치지 않게 정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아래와 같은 역할 분리를 적용하고 있다:

  • Todoist → 할 일 관리 전용
  • Google Calendar → 시간 기반 일정 및 예약 관리
  • Notion → 회의록, 아이디어 정리, 프로젝트 흐름 관리
  • Google Drive → 최종 결과물 및 파일 보관소
  • Obsidian → 개인 지식 기록 및 장기 메모

이렇게 각 툴의 사용 목적을 정해두면, 같은 내용을 이중으로 적을 이유가 사라진다.
예를 들어 회의 일정은 구글 캘린더에만 기록하고, 회의 내용은 노션에만 정리한다.
할 일을 투두이스트에만 입력하고, 굳이 메모앱에 같은 내용을 복사해두지 않는다.

중복 기록을 방지하기 위한 첫 걸음은, 툴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이 툴은 오직 이 용도로만 사용한다”는 원칙을 정하는 것이다.
그 기준이 생기면 기록의 충돌도, 정보의 혼란도 확연히 줄어든다.

 

전략 ② 기록 흐름 설계: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만든다

두 번째 전략은 기록의 흐름을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게 만드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우리는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실행하고, 저장하는 단계를 반복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앱 간 정보가 '순환' 구조로 얽히면 중복 기록이 발생한다.
예: 노션에 쓴 회의 내용을 다시 Todoist에 적고, 또 구글 캘린더에 따로 붙여넣기 → 정보 3중 기록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기록이 '입력 → 정리 → 실행 → 아카이브'로 일방향으로만 흐르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

예시 흐름:

  1. 회의 중 간단 메모 → 종이 또는 모바일 메모앱 (빠른 입력)
  2. 정리할 메모 → 회의 후 노션에 구조화
  3. 실행할 항목 분리 → Todoist에 연결된 태스크 생성
  4. 완료된 결과물 →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 및 아카이빙

이 방식의 핵심은 한 정보를 ‘한 번만 기록하고’, 이후 필요한 정보만 다른 툴로 이동시킨다는 점이다.
즉, 정보는 점점 정제되어 흐르되, 거꾸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흐름 구조를 만들면 각 툴은 정확히 자신의 역할만 수행하고, 정보의 충돌이나 중복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전략 ③ 템플릿과 자동화를 활용해 중복을 줄인다

세 번째 전략은 기록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템플릿화와 자동화다.
많은 중복 기록은 매번 비슷한 양식을 반복 작성하면서 생긴다. 매주 회의록 제목을 적고, 매일 할 일 리스트를 손으로 작성하고, 비슷한 태그를 계속 붙이는 것 등이 그 예다.
이런 작업은 대부분 자동화하거나 템플릿으로 해결할 수 있다.

내가 사용하는 주요 자동화 예시는 다음과 같다:

  • 노션 회의록 템플릿: 날짜, 회의 제목, 참석자, 안건, 실행 항목 자동 생성
  • Todoist 반복 템플릿: 매주 반복되는 루틴 자동 생성 (매주 월요일 오전 9시 / 팀 회의 준비)
  • Zapier 연동: 노션에서 특정 태그가 붙은 항목 → 자동으로 Todoist에 할 일 생성
  • IFTTT 활용: 구글 캘린더 일정 → 회의록 페이지 자동 생성 링크 메일 발송

이처럼 자동화와 템플릿을 활용하면 기록이 ‘반복될 필요가 없는 구조’로 바뀐다.
기록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면서 중복 입력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특히 자동화는 초기 설정만 해두면 이후에는 신경 쓸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매일 반복되는 기록 작업에 소모하던 에너지를 줄여준다. 이러한 자동화 구조는 툴이 많을수록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툴을 통합하지 말고 흐름을 통제하라

많은 사람들이 툴이 많아서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그래서 하나의 앱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완벽한 통합 앱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툴의 수가 아니라, 툴 사이의 역할과 흐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다.

이 글에서 소개한 전략 ① 역할 분리, ② 기록 흐름의 단방향 설계, ③ 템플릿과 자동화 이 세 가지를 적용하면, 어떤 툴을 사용하든 중복 기록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기록은 일의 흔적이자 사고의 구조다. 중복된 기록은 혼란을 낳고, 혼란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툴이 많아도 괜찮다. 그 안에서 각자의 역할이 분명하고, 흐름이 단순하며, 자동화가 작동한다면, 당신의 디지털 공간은 언제나 명료하게 유지될 것이다. 

오늘부터 각 툴의 역할을 정해보고, 기록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를 점검해보자. 툴을 줄이는 것보다, 기록의 질서를 만드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한 전략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