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앱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역할을 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무언가를 기록한다. 회의 중 떠오른 아이디어, 출근길에 들은 좋은 문장, 갑자기 생긴 할 일, 블로그 아이디어, 쇼핑 리스트까지. 이처럼 짧은 순간의 정보들이 모여 우리의 업무, 학습, 창작의 뼈대를 이룬다. 그래서 어떤 메모 앱을 사용하는지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어떻게 사고하고, 정리하고, 실행하는지를 결정하는 디지털 업무 습관’이라 할 수 있다.
나도 메모 앱을 수십 개 써봤다. 초기에는 에버노트를 가장 오래 사용했고, 그 뒤로는 노션으로 넘어갔으며, 아이패드 중심의 작업 환경에서는 굿노트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각각의 앱은 분명한 특징과 강점을 가지고 있었고, 동시에 사용 목적에 따라 최적의 선택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장기간 직접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에버노트, 노션, 굿노트 세 가지 메모 앱을 실제 활용 측면에서 비교해보려 한다. 단순한 기능 나열이 아닌,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앱을 쓰는 것이 효율적인가?’를 중심으로 정리해볼 것이다. 디지털 메모 습관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에버노트, 여전히 강력한 정리형 메모 앱
에버노트는 2008년 출시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디지털 노트’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내가 처음 에버노트를 사용한 건 대학 시절이었고, 당시에 느낀 가장 큰 장점은 검색성과 태그 기반 정리 구조였다. 여러 개의 노트를 카테고리화하고, 태그를 활용해 특정 키워드나 주제로 쉽게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에 문서량이 많아질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구조였다.
지금도 에버노트는 ‘정보 수집 + 체계화’에 강하다.
웹페이지를 스크랩하거나, 뉴스, 논문, 이메일 등의 정보를 보관하는 데 탁월하며, ‘노트북(폴더)’과 ‘노트’ 간 계층 구조가 명확해 많은 자료를 정리할 때 적합하다.
또한 OCR 기능(이미지 속 텍스트 인식)이 잘 작동해서, 스캔한 문서나 캡처 이미지도 검색 대상이 된다는 점은 여전히 인상 깊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기능이 무거워진 반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시대에 비해 느린 느낌이 있고, 유료 정책이 강화되면서 최근 사용자 이탈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적 정보 아카이빙용 메모 앱으로는 여전히 추천할 만하다.
정리 중심의 메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에버노트는 여전히 유효하다.
노션, 구조화된 사고를 위한 올인원 툴
노션은 단순한 메모 앱이라기보다 정보를 구조화하고, 페이지 간 연결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디지털 작업 공간’이다. 내가 노션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계기는 업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메모뿐 아니라 회의록, 기획안, 콘텐츠 달력, 데이터베이스형 기록 등을 하나의 앱에서 다루고 싶을 때 노션은 압도적인 확장성과 유연함을 보여준다.
노션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콘텐츠가 ‘블록’ 단위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 페이지 안에서 텍스트, 이미지, 체크리스트, 표, 링크, 북마크 등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고, 이를 다른 페이지와 연결하거나 템플릿으로 저장할 수 있다. 특히 나 같은 콘텐츠 제작자에게는 아이디어-기획-작성-발행까지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점이 매우 유용했다.
물론 단점도 있다. 빠르게 메모를 입력하기엔 다소 느리다. 앱을 켜고, 페이지를 만들고, 제목을 입력하고, 블록을 선택하는 흐름은 단순한 텍스트 입력엔 비효율적일 수 있다.
따라서 노션은 ‘단기 메모’보다 ‘장기 프로젝트와 구조적 기록’에 훨씬 적합한 도구다.
특히 업무 관리, 지식 정리, 개인 위키 구축처럼 복합적인 정보 정리가 필요한 사람에겐 최고의 메모 앱이라고 생각한다.
굿노트, 손글씨에 특화된 필기형 메모 앱
굿노트는 아이패드 유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메모 앱이다. 타이핑이 아닌 손글씨 입력에 최적화된 구조로, 필기감이 좋아서 오랜 시간 필기해도 손에 부담이 적고, 종이에 쓰는 느낌과 가장 유사한 앱 중 하나다.
나는 강의 노트를 필기하거나 회의 중 스케치하며 메모를 남길 때 굿노트를 자주 사용했다. 특히 다이어그램이나 자유로운 레이아웃이 필요한 경우에는 타이핑 앱보다 훨씬 빠르고 직관적이었다.
굿노트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유도다. 텍스트 입력이 아닌, 손글씨 + 그림 + 도형 + 이미지 삽입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 ‘생각을 구성하는 방식 자체’가 더 유연해진다. 또한 펜 색상, 굵기, 배경지 설정, 라인 서식 등이 다양해 디자인적 메모나 시각 중심 사고에 탁월한 앱이다.
PDF 필기도 가능해, 수업 자료나 회의 자료 위에 바로 필기하고 저장할 수도 있다.
단점은 있다. 검색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메모를 구조화하기 힘들다.
손글씨 인식은 되지만 완벽하진 않고, 정리보다는 수집과 표현에 가까운 앱이다.
따라서 굿노트는 ‘기록한 뒤 정리하는 앱’이 아니라 ‘기록하는 순간이 곧 사고의 일부가 되는 앱’이라고 볼 수 있다.
시각적 창작자, 학생, 회의 스케치가 많은 직장인에게 추천할 만하다.
목적에 따라 메모 앱도 달라져야 한다
에버노트, 노션, 굿노트는 각각 성격이 전혀 다른 앱이다.
하나만 골라서 모든 메모를 해결하기보다는, 자신의 사용 목적에 맞게 조합하거나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 에버노트는 구조적인 정보 아카이빙에 강하다.
다양한 문서를 저장하고 나중에 검색할 일이 많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 노션은 사고를 정리하고 정보 흐름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프로젝트 관리, 업무 기록, 콘텐츠 기획을 함께 하는 사람에게 추천된다. - 굿노트는 필기, 그림, 아이디어 스케치 등 감각 중심 메모에 탁월하다.
손으로 직접 쓰며 정리하거나 시각적인 사고를 즐기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나는 이 세 가지 앱을 목적별로 나누어 병행하고 있고, 메모의 성격에 따라 앱을 선택하는 습관이 오히려 정리의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메모 앱을 선택할 때 단순히 기능을 비교하기보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다루는 사람인가?’를 먼저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당신에게 가장 적합한 메모 앱을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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